무당내력 < 가망거리 > ( 감응거리 )

무당내력 < 가망거리 > ( 감응거리 )

아리톡 0 94
가망거리(감응거리)

무당굿 열두 거리 가운데 둘째 거리. 모시고 온 신(神)을 위해 제장(祭場)을 청결하게 한 다음, 진설(陳設)한 제물을 받고 감응(感應)해 달라는 뜻이 담긴 거리이다.

한국 무속에서 신령들의 근원(根源)을 관장하여 굿문을 열고 신령과 인간이 만날 수 있게 하는 신령의 이름.


  가망은 무속에서 가장 근원이 되는 신령의 이름이다. 그래서 서울굿의 부정청배 첫머리에 ‘영정가망 부정가망’으로 불린다. 본향을 쳐들기 전에 반드시 거론되어야 하며, 조상을 부르기 전에 말명이나 대신보다 먼저 불러야 하는 신격이다. 또한 망자가 저승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 할 신이 가망이다.

  서울굿에는 산거리가 가망거리보다 먼저 나오지만 두 거리의 신격은 닮은 점이 있다. 가망거리에서 춤을 출 때 드는 종이를 ‘가망종이’라 하는데 이는 산거리에서 들고 추는 산종이와 같다. 두 종이는 각각 산과 근원의 모양이다. 터와 지역신을 의미하는 산신과 근원을 의미하는 가망신은 성격에서 상통하는 바가 있다.

  서울굿에서는 부정청배를 하고 뒤이어 가망청배를 한다. 가망청배가 끝나야 재가집은 상에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한다. 가망이 와서 근원을 향한 문이 열렸기 때문에 이제 재가집은 신을 맞아들여 절을 올릴 수 있다. 부정청배에서 여러 신격을 불러들였다면 가망청배는 근원을 쳐들어 굿문을 열어 놓았기 때문에 재가집은 신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굿을 시작할 수 있다.

  아울러 가망은 조상신과 관련이 있다. 조상거리에서는 먼저 간 조상들이 여럿 불려지는데 가망공수가 있은 후에야 굿판에 들어올 수 있다. 서울진오기굿의 뜬대왕거리에서도 동일하여 망자를 저승으로 온전하게 천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망공수가 있어야 한다. 이처럼 가망은 신령들이 굿판에 들어올 수 있게 굿문을 여는 역할을 한다.

  가망은 한국의 모든 지역굿에 나타난다. 먼저 황해도굿의 순서를 보면 초부정거리와 산천거리를 이어 초감흥거리가 진행된다. 초부정거리는 모든 부정을 물리치는 거리이고, 산천거리는 산신을 모셔 들이는 거리이다. 초감흥거리는 꽃갓에 초록저고리ㆍ남치마ㆍ남쾌자ㆍ감흥의대를 입고 감흥관대를 허리에 매고 진행하는, 모든 신을 굿당에 청하는 거리이다. 굿의 진행 순서를 보아도 부정거리 다음에 이어지고 있으며 여러 신령을 맞이하여 좌정시킨다는 데에서 서울굿의 가망과 황해도의 감흥굿의 상통성이 확인된다.

  그리고 호남의 씻김굿 초가망석이 있다. 안당 다음에 이어지는 거리가 초가망석으로, 안당이 집안의 부정을 몰아내고 여러 조상과 성주ㆍ삼신 등 가신들에게 오늘밤 누구를 위하여 무슨 굿을 하는지를 아뢰는 의미라면 초가망석은 신과 망자를 청하는 거리이다. 안당과 초가망석의 관계는 서울굿의 부정청배와 가망청배의 관계와 흡사하다.

  부정을 몰아내고 초가망석이 진행되어야 여러 신이 굿판에 들어올 수 있다. 동해안별신굿에도 가망굿이 있고 평안도다리굿에도 가서낭굿이 있다. 모두 굿판에 신령들을 불러들이는 동일한 기능을 보인다. 서울굿의 가망청배, 황해도굿의 초감흥거리, 호남 씻김굿의 초가망석, 동해안별신굿의 가망굿, 평안도다리굿의 가서낭굿은 모두 가망이라는 이름이 굿거리에 등장하고 있으며 그 기능도 유사하다.

  이들은 모두 굿의 초반부에 있으며, 신들을 굿판에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의 굿은 초반부에 항상 신격을 불러 모시는 걸 강조하는데 이것이 가망이라는 뜻이다. 서울굿에 등장하는 가망청배의 의미는 전국적인 굿에서 모두 발견되는 양상으로, 이는 한국굿의 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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