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풍해방지의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 부속도서에서 자연물을 대상으로 풍해 방지를 기원한 금기와 각종 신앙행위.
정의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 부속도서에서 자연물을 대상으로 풍해 방지를 기원한 금기와 각종 신앙행위.
글쓴이
고광민
정의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 부속도서에서 자연물을 대상으로 풍해 방지를 기원한 금기와 각종 신앙행위.
정의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 부속도서에서 자연물을 대상으로 풍해 방지를 기원한 금기와 각종 신앙행위.
내용제주도와 제주도의 부속도서에서는 어떠한 자연물을 대상으로 한 풍해 방지를 기원하는 금기와 신앙이 전승되었다. 실태는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다.


1.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두럭산’ : 이 [마을](/topic/마을) 동쪽 바다에는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는 자그마한 바위가 있다. 이 바위를 두고 ‘두럭산’이라고 한다. 두럭산은 바닷물에 떠 있는 셈이다. 마을 사람들은 두럭산을 금기의 대상으로 삼았다. 마을 사람들은 두럭산 위에서 고기를 낚는 일이나 해녀들이 그 주변에서 잠수하는 일을 꺼렸다. 그리고 두럭산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전설도 전승하였다.

제주도에서는 산을 거의 ‘오름’이라 부른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산’이라고 부르는 것이 다섯 개가 있다. 그것을 제주의 오대산(五大山)이라고 한다. 바로 한라산(漢拏山), 성산읍 성산리의 성산(城山), 표선면 성읍리의 영주산(瀛洲山), 안덕면 사계리의 [산방산](/topic/산방산)(山房山),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두럭산이다. 그런데 두럭산은 산이라 할 만한 것이 못된다. 바다에 떠 있는 자그마한 바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것을 산이라고 한다. 이 두럭산은 한라산과 서로 대(對)가 되는 산이라고 한다. 한라산은 영산이어서 운이 돌아오면 [장군](/topic/장군)이 난다고 한다. 한라산에서 장군이 나면 두럭산에서는 이 장군이 탈 용마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두럭산을 신성한 산으로 여겨 그 가까이에서는 언동을 조심한다. 해녀들이 바다에 나갔다가 이 두럭산에서 큰소리를 지르면 바다에는 풍랑이 일어 곤경에 빠진다고 한다. 옛날 제주도에 ‘[설문대할망](/topic/설문대할망)’이라는 키가 매우 큰 할머니가 있었다. 이 할머니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에 두 발을 놓고 앉아 이 두럭산에 빨래를 놓고 빨았다고 한다.


2.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셍이동산’ : ‘셍이동산’은 이 마을 ‘빌렛개’라는 포구 주변에 있는 자그마한 동산 이름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동산에 오르는 것을 금기시하였다. 어느 누구나 이 동산에 오르기만 하면 바람이 불어닥쳤고, 이 때문에 포구로 배를 잘 들여 맬 수도 없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 금기를 모르는 사람이 이 동산에 올랐다가 이를 본 마을의 어부나 해녀로부터 욕설을 듣기도 하였다.


3.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할망당’ : 이 마을에는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문주란의 자생지인 ‘난도(蘭島)’라는 섬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섬을 두고 ‘난리여’라고 한다. ‘당목’이라는 해변에서부터 ‘난리여’까지 폭 2.8m, 높이 1.4m 규모의 [돌담](/topic/돌담)이 100m 안팎으로 가로놓여 있다. 썰물 때에는 이 돌담을 따라 걸어서 섬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섬 남동쪽에 ‘할망당’이라고 이르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오르면 신은 조화를 부려 바람을 일으켜서 거센 풍랑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누구라도 ‘할망당’이라는 바위에 오르기를 꺼린다.


4. 서귀포시 하효동의 ‘신소’ : 이 마을 동쪽에는 ‘효돈천(孝敦川)’이 있으며, 그 하류 지역을 두고 ‘신소’라고 이른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함부로 돌멩이 하나라도 던지는 일을 꺼린다. 돌멩이라도 던지면 이곳에 깃들어 있는 신이 놀라고, 놀란 신은 곧바로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5. 가파도의 ‘까마귀돌’ : 제주도 부속도서 가운데 하나인 가파도의 남쪽에는 ‘황개’라는 포구가 있다. 그 바깥에 동서로 바윗돌이 길게 늘어서 있다. 가파도 사람들은 이곳을 ‘뒷성’이라고 한다. 가파도 사람들은 이 바윗돌을 의지하여 ‘황개’라는 포구를 만들 수 있었다. ‘뒷성’이라는 곳에는 커다란 바윗돌이 하나 서 있다. 이를 두고 ‘까마귀돌’이라고 한다.

이 돌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얽혀 있다. 1974년 8월 초순, 제주해운국(濟州海運局)에서 가파도 해안의 한 지점을 표시할 필요가 있어 가파도 사방 몇 군데에 하얀 페인트를 칠한 일이 있었다. 그때 제주해운국의 한 직원이 이 바윗돌에 올라갔다. 그로부터 사흘 뒤에 태풍이 불었다. 그들은 그날 무사히 이 섬을 떠날 수 있었지만 그때 이 섬에 있던 어선이 몇 척 뒤집히고 농작물이 말라죽는 등 많은 피해를 보았다.


6. 마라도의 ‘장군바위’ : 제주도 부속도서 가운데 하나인 마라도의 동남쪽에 ‘장군바위’가 있다. 섬사람들은 이 바위를 신령스럽게 여겨 왔다. 어느 누구라도 이 바위 중간쯤에 오르면 중간 크기의 너울이 치고, 끝까지 오르면 큰 너울이 친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섬사람들은 장군바위를 신성하게 여기고 그 가까이에서도 언동을 조심하였다. 그리고 마라도에서 포제(酺祭)와 기우제(祈雨祭)를 올리고 나서 다시 이곳에서 유교식으로 의례를 치렀다. 마라도 사람들은 이 의례를 두고 ‘신선하르[방제](/topic/방제)’라고 하였다. ‘신선하르방제’는 [제관](/topic/제관)과 집사 두 사람만으로 이루어졌다. 의례를 올리는 동안 제관은 “신선하르바님, 큰바람 막아 주옵소서”라고 구송(口誦)하였다.

함부로 거석에 올라가거나 신성한 물에 돌멩이를 던지는 등 금기를 어기면 자연물에 깃들어 있는 신이 조화를 부려 풍해를 일으켰다. 제주도와 가파도의 자연물이 풍해 방지를 기원하는 금기의 대상물이라면 마라도의 ‘장군바위’라는 자연물은 금기는 물론 의례의 대상이었다.
참고문헌제주도전설지 (제주도, 1985)
제주도부락지 3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1990)
마라도의 역사와 문화 (고광민, 미간행)
내용제주도와 제주도의 부속도서에서는 어떠한 자연물을 대상으로 한 풍해 방지를 기원하는 금기와 신앙이 전승되었다. 실태는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다.


1.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두럭산’ : 이 [마을](/topic/마을) 동쪽 바다에는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는 자그마한 바위가 있다. 이 바위를 두고 ‘두럭산’이라고 한다. 두럭산은 바닷물에 떠 있는 셈이다. 마을 사람들은 두럭산을 금기의 대상으로 삼았다. 마을 사람들은 두럭산 위에서 고기를 낚는 일이나 해녀들이 그 주변에서 잠수하는 일을 꺼렸다. 그리고 두럭산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전설도 전승하였다.

제주도에서는 산을 거의 ‘오름’이라 부른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산’이라고 부르는 것이 다섯 개가 있다. 그것을 제주의 오대산(五大山)이라고 한다. 바로 한라산(漢拏山), 성산읍 성산리의 성산(城山), 표선면 성읍리의 영주산(瀛洲山), 안덕면 사계리의 [산방산](/topic/산방산)(山房山),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두럭산이다. 그런데 두럭산은 산이라 할 만한 것이 못된다. 바다에 떠 있는 자그마한 바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것을 산이라고 한다. 이 두럭산은 한라산과 서로 대(對)가 되는 산이라고 한다. 한라산은 영산이어서 운이 돌아오면 [장군](/topic/장군)이 난다고 한다. 한라산에서 장군이 나면 두럭산에서는 이 장군이 탈 용마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두럭산을 신성한 산으로 여겨 그 가까이에서는 언동을 조심한다. 해녀들이 바다에 나갔다가 이 두럭산에서 큰소리를 지르면 바다에는 풍랑이 일어 곤경에 빠진다고 한다. 옛날 제주도에 ‘[설문대할망](/topic/설문대할망)’이라는 키가 매우 큰 할머니가 있었다. 이 할머니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에 두 발을 놓고 앉아 이 두럭산에 빨래를 놓고 빨았다고 한다.


2.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셍이동산’ : ‘셍이동산’은 이 마을 ‘빌렛개’라는 포구 주변에 있는 자그마한 동산 이름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동산에 오르는 것을 금기시하였다. 어느 누구나 이 동산에 오르기만 하면 바람이 불어닥쳤고, 이 때문에 포구로 배를 잘 들여 맬 수도 없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 금기를 모르는 사람이 이 동산에 올랐다가 이를 본 마을의 어부나 해녀로부터 욕설을 듣기도 하였다.


3.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할망당’ : 이 마을에는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문주란의 자생지인 ‘난도(蘭島)’라는 섬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섬을 두고 ‘난리여’라고 한다. ‘당목’이라는 해변에서부터 ‘난리여’까지 폭 2.8m, 높이 1.4m 규모의 [돌담](/topic/돌담)이 100m 안팎으로 가로놓여 있다. 썰물 때에는 이 돌담을 따라 걸어서 섬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섬 남동쪽에 ‘할망당’이라고 이르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오르면 신은 조화를 부려 바람을 일으켜서 거센 풍랑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누구라도 ‘할망당’이라는 바위에 오르기를 꺼린다.


4. 서귀포시 하효동의 ‘신소’ : 이 마을 동쪽에는 ‘효돈천(孝敦川)’이 있으며, 그 하류 지역을 두고 ‘신소’라고 이른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함부로 돌멩이 하나라도 던지는 일을 꺼린다. 돌멩이라도 던지면 이곳에 깃들어 있는 신이 놀라고, 놀란 신은 곧바로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5. 가파도의 ‘까마귀돌’ : 제주도 부속도서 가운데 하나인 가파도의 남쪽에는 ‘황개’라는 포구가 있다. 그 바깥에 동서로 바윗돌이 길게 늘어서 있다. 가파도 사람들은 이곳을 ‘뒷성’이라고 한다. 가파도 사람들은 이 바윗돌을 의지하여 ‘황개’라는 포구를 만들 수 있었다. ‘뒷성’이라는 곳에는 커다란 바윗돌이 하나 서 있다. 이를 두고 ‘까마귀돌’이라고 한다.

이 돌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얽혀 있다. 1974년 8월 초순, 제주해운국(濟州海運局)에서 가파도 해안의 한 지점을 표시할 필요가 있어 가파도 사방 몇 군데에 하얀 페인트를 칠한 일이 있었다. 그때 제주해운국의 한 직원이 이 바윗돌에 올라갔다. 그로부터 사흘 뒤에 태풍이 불었다. 그들은 그날 무사히 이 섬을 떠날 수 있었지만 그때 이 섬에 있던 어선이 몇 척 뒤집히고 농작물이 말라죽는 등 많은 피해를 보았다.


6. 마라도의 ‘장군바위’ : 제주도 부속도서 가운데 하나인 마라도의 동남쪽에 ‘장군바위’가 있다. 섬사람들은 이 바위를 신령스럽게 여겨 왔다. 어느 누구라도 이 바위 중간쯤에 오르면 중간 크기의 너울이 치고, 끝까지 오르면 큰 너울이 친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섬사람들은 장군바위를 신성하게 여기고 그 가까이에서도 언동을 조심하였다. 그리고 마라도에서 포제(酺祭)와 기우제(祈雨祭)를 올리고 나서 다시 이곳에서 유교식으로 의례를 치렀다. 마라도 사람들은 이 의례를 두고 ‘신선하르[방제](/topic/방제)’라고 하였다. ‘신선하르방제’는 [제관](/topic/제관)과 집사 두 사람만으로 이루어졌다. 의례를 올리는 동안 제관은 “신선하르바님, 큰바람 막아 주옵소서”라고 구송(口誦)하였다.

함부로 거석에 올라가거나 신성한 물에 돌멩이를 던지는 등 금기를 어기면 자연물에 깃들어 있는 신이 조화를 부려 풍해를 일으켰다. 제주도와 가파도의 자연물이 풍해 방지를 기원하는 금기의 대상물이라면 마라도의 ‘장군바위’라는 자연물은 금기는 물론 의례의 대상이었다.
참고문헌제주도전설지 (제주도, 1985)
제주도부락지 3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1990)
마라도의 역사와 문화 (고광민, 미간행)
한국무속학회서울굿의 다양성과 구조김헌선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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